영화 리뷰 알바 사기, 2030 홀린 솔깃한 '부업', "돈이 복사되듯 들어와요"

최근 영화 리뷰 알바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이 사기는 재택근무 부업을 찾는 사람들에게 접근해서, "간단한 영화 리뷰만 달면 현금을 벌 수 있다"는 식으로 참여를 유도합니다. 특히 이 사기는 메시지나 메신저를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접근해, 자유롭게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하루 2시간만 일하면 최소 4만6천 원을 벌 수 있다고 홍보합니다. 그러나 실상은 현금을 선입금 받아 돈을 갈취한 후 잠적하는 식의 사기입니다.

 

 

사기의 진행 방식은 먼저 카카오톡 채널 링크를 통해 구직 의사를 밝히면, 특정 영화 리뷰 사이트에 가입하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이 사이트는 유명 영화사나 배급사 로고를 달아 놓아 마치 실제로 연관이 있는 것처럼 꾸며져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 사이트와 관련이 없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이렇게 가입을 유도한 후, 참여자는 영화 예고편을 보고 리뷰를 남기면 바로 수익금을 입금받게 됩니다.

 

피해 사례를 보면, 피해자들이 초기에는 예고편 리뷰를 작성하고 소액의 수익금을 받게 됩니다. 한 피해자 최 씨는 첫날 약 2분짜리 영화 예고편 네 편을 보고 평점을 달았고, 7만 원이 입금돼 신기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며칠간 실제로 돈이 입금되다 보니 신뢰가 생기게 되고, 사기범은 "영화 티켓 구매 미션"이라는 다음 단계로 유도하게 됩니다. 이때는 평점이 낮거나 관객 수가 적은 영화에 리뷰를 달고, 티켓을 구매해서 영화를 띄워야 한다며 티켓 구입 비용을 요구합니다. 이 돈을 입금하면 일정 수익금을 붙여 환급해주겠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은 또 다른 사기 방식에 노출됩니다. 사기범은 몇 명의 알바생을 한 팀으로 텔레그램 방에 모으고, 실시간 미션을 수행하도록 압박합니다. 최 씨의 경우, 담당자가 채팅방의 참여자들이 팀으로 묶여 있어서 한 명이 늦으면 전체 팀이 수익금을 받지 못하는 구조라며 빠른 참여를 독려했습니다. 이런 압박 속에서 피해자들은 더욱더 미션에 몰두하게 됩니다.

 

사기범은 처음에는 소액으로 미션을 진행하다가, 점차 금액을 키워갑니다. 예를 들어, 티켓 구입비로 5만 원을 입금하면 10분 뒤 6만 원을 돌려주고 1만 원은 포인트로 적립해줍니다. 이렇게 점점 금액을 높여가며 신뢰를 쌓다가, 미션 금액이 100만 원을 넘어가는 시점부터 잠적하거나 채팅방을 폭파시키는 방식으로 돈을 챙깁니다.

 

최 씨는 미션 금액이 360만 원에 달했을 때 사기임을 깨닫고, 195만 원의 원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담당자는 3영업일 정도 소요된다고 했으나, 약속된 날에 카카오톡 계정과 텔레그램 방이 사라지며 연락이 끊겼습니다.

 

사기 수법 중 하나는 포인트 현금화를 악용한 방식입니다. 처음에는 리뷰에 대한 보상으로 현금과 함께 일정 금액을 포인트로 지급하고, 실제로 포인트 현금화를 요청하면 수용해줍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포인트가 쌓이면, 사기범은 포인트의 소득세를 선입금해야 현금화를 할 수 있다는 명목으로 피해자에게 돈을 요구합니다. 피해자 강 씨는 이 과정에서 포인트가 400만 원 가까이 쌓였고, 소득세 명목으로 165만 원을 입금했으나 이후 연락이 끊겼다고 전했습니다.

 

이 사기는 주로 부업을 찾는 어린 학생이나 사회 초년생을 타깃으로 삼고 있으며, 일부 피해자는 빚을 내어 미션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박무궁 변호사는 올해 들어 이런 영화 리뷰 사기 사건이 50건 이상 접수되었고, 대부분 나이가 어린 피해자라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몇 번의 성공적인 수익금을 받아본 피해자들은 돈이 복사되듯이 들어온다는 착각에 빠져 수백만 원씩 빚을 내어 미션에 참여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습니다.

 

더 나아가, 이들은 피해자의 통장을 빌리는 방식으로 사기를 이어가기도 합니다. 통장을 빌리면 그 통장은 다른 피해자의 돈을 입금받거나 보이스피싱에 활용되기도 하는데, 사기범이 대부분 외국에 있는 경우가 많아 추적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이수정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사기범들이 충분한 시간을 두고 피해자의 신뢰를 얻고 실제 대가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더 많은 피해자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댓글 알바'처럼 리뷰나 댓글을 달아 수익을 얻는 방식의 비즈니스가 많아지면서, 피해자들이 더욱 의심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이러한 사기 수법은 초기에는 쉽게 수익금을 지급하며 신뢰를 쌓아가다가, 미션 금액을 점차 크게 올리면서 피해자들에게 큰 금전적 손실을 입히는 방식입니다. 경제적 이득을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이뤄지는 이런 사기는 매우 교묘하고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