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억 부당대출' 김기유 전 태광그룹 의장 구속영장 기각…"도망 우려 없다"

김기유 전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의장이 계열사 경영진에게 150억 원대의 부당 대출을 지시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구속영장이 기각됐어요. 서울서부지방법원 신한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김 전 의장이 받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에 대해 영장을 청구한 검찰의 요청을 기각했는데요. 법원은 김 전 의장에게 증거 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없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현 단계에서 구속의 필요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영장을 발부하지 않은 거죠.

 

 

김 전 의장의 변호인은 이날 오전 영장심사 후 기자들의 질문에 혐의를 인정하는지 여부에 대해선 명확한 대답을 하지 않았어요.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하며 즉답을 피한 거죠.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의장은 지인인 부동산 개발 시행사 대표 이모 씨의 청탁을 받고 지난해 8월 당시 태광그룹의 계열사였던 고려저축은행과 예가람저축은행의 대표였던 또 다른 이모 씨에게 150억 원 상당의 대출을 실행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어요. 당시 이 부동산 시행사 대표는 다른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저축은행의 실무팀에서는 '사업 리스크가 높다'는 취지의 심사의견서를 여신심사위원회에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김 전 의장의 지시로 대출이 진행됐다고 해요.

 

이와 더불어, 이 부동산 시행사 대표는 대출이 이뤄지고 두 달 뒤 김 전 의장의 아내 계좌로 1000만 원을 송금한 사실도 밝혀졌어요. 이런 점을 종합해 볼 때, 대출과 관련된 대가성이 있는 거래였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인 거죠.

 

검찰은 지난해 11월 태광그룹의 외부 감사를 맡은 로펌의 고발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어요. 이후 올해 7월에는 이 부동산 시행사 대표와 저축은행 대표 등을 재판에 넘기면서 본격적으로 수사가 진행되었죠. 이 과정에서 김 전 의장이 대출 과정에서의 부당한 지시와 관련된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된 거예요.

 

김기유 전 의장은 태광그룹에서 꽤 중요한 위치에 있었던 인물이에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2011년에 구속되었을 때 김 전 의장이 그룹의 실질적인 2인자로 경영을 맡았거든요. 하지만, 이호진 전 회장이 복역을 마치고 특별사면을 받으며 출소한 후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어요. 결국 김 전 의장은 그룹에서 경영 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해임당하게 됐죠.

 

특히, 김 전 의장은 이호진 전 회장과의 관계에서 심각한 비위를 저지른 혐의도 받고 있어요. 이 전 회장의 비자금 조성 과정에서 김 전 의장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거죠. 검찰은 이와 관련해서도 김 전 의장을 조사 중이에요. 김 전 의장 측은 자신이 한 잘못을 이 전 회장에게 떠넘기기 위해 수사기관에 먼저 제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반대로 태광 측에서는 김 전 의장이 자신의 범죄 행위를 숨기기 위해 이 전 회장을 겨냥했다고 말하고 있어요. 이 사건은 두 사람의 갈등이 겹치면서 복잡하게 얽힌 상황이에요.

 

태광그룹은 이 사건을 계기로 그룹 내부의 비리와 갈등이 표면화된 상태예요. 그동안 그룹 내에서 알게 모르게 발생했던 비리들이 이제는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죠. 이러한 경영진 사이의 갈등과 비리 의혹은 그룹의 이미지와 신뢰도에도 큰 타격을 입힐 수밖에 없어요.

 

이번 사건은 태광그룹의 내부 구조와 경영 방식에 대한 심각한 문제를 드러낸 예라고 할 수 있어요. 특히 대기업 집단에서 발생하는 지배구조 문제와 경영진의 비리, 그리고 내부 권력 다툼은 기업의 운영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거든요. 김 전 의장의 혐의가 확정되거나 추가적인 비리가 밝혀질 경우, 태광그룹의 앞으로의 경영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