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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휠체어 펜싱 선수 '나비 검객' 권효경 은메달 획득, 36년 만

by kindtree 2024. 9. 7.

권효경은 어릴 적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육상으로 관심이 옮겨갔습니다. 처음에는 숨이 차서 힘들었지만, 꾸준히 하다 보니 체력도 좋아지고 승부욕도 생겼습니다. 그러던 중, 16살 때 지인의 권유로 펜싱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안 해보고 후회하는 것보단 해보고 나서 후회하는 게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펜싱을 시작했습니다. 처음 펜싱 칼을 잡았을 때 느꼈던 "잡고 찌르는" 느낌이 신선하고 짜릿했다고 합니다. 몸을 많이 움직이면서 상대의 빈틈을 노리고 공격해 점수를 따는 그 과정이 그에게는 큰 쾌감을 주었습니다.

 

 

권효경 선수는 생후 6개월에 뇌병변장애 판정을 받았습니다. 장애를 극복하고자 미술, 육상 등을 경험한 후, 2016년 휠체어펜싱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휠체어펜싱은 비장애인 펜싱과 달리 휠체어를 프레임에 고정한 상태에서 진행됩니다. 하체 움직임이 제한된 만큼 빠른 속도와 순간적인 판단이 중요하며, 상대를 속이는 심리전도 필요합니다. 권효경의 주종목은 에페인데, 이 종목은 상체 전부가 유효 타깃이고, 먼저 찌르는 사람이 득점을 얻습니다. 이 때문에 기술력과 전략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빈틈을 노리는 민첩한 움직임이 필요합니다.

 

그는 홍성군청 소속으로 홍성군에서 자취하며 훈련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마음에 응어리가 생길 때면 어김없이 엄마에게 전화를 건다고 합니다. “엄마가 항상 희망적인 말씀을 해주셔서 큰 힘이 돼요. 우리 가족 모두가 제가 펜싱을 하는 모습을 정말 좋아해 주시거든요.” 특히, 세 살 위의 언니와 비장애인 쌍둥이 동생도 언제나 든든한 응원군이 되어줍니다. 하지만 중요한 대회 중에는 가족에게 전화를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대회 중 전화를 하면 중요한 순간에 일이 잘 풀리지 않는 징크스가 있기 때문이죠.

 

권효경은 최근 열린 파리패럴림픽에서 한국 휠체어펜싱의 역사를 새로 썼습니다. 4일(현지 시간) 열린 플뢰레 패자부활전 3라운드에서 탈락했을 때, 그는 취재진 앞에서 "에페에서는 꼭 메달을 따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사브르에서 12위, 플뢰레에서 8위로 마무리했지만, 6일 에페 개인전에서 그는 2020 도쿄패럴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헝가리의 아마릴라 베레스를 꺾고 결승에 올랐습니다. 이 순간, 메달을 확보한 것이기도 했죠.

 

한국 휠체어펜싱은 1988 서울패럴림픽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1개를 따낸 이후, 1996년 애틀랜타 대회에서 동메달 1개를 획득한 후로 패럴림픽 메달과는 인연이 없었습니다. 권효경은 결승에서 중국의 천위앤둥에게 6-15로 패했지만, 한국 휠체어펜싱에 무려 28년 만에 메달을 안겼습니다. 은메달은 36년 만에 처음입니다. 패럴림픽 첫 출전에서 이뤄낸 놀라운 성과였죠. 결승에서 졌지만, 권효경이 경기 직후 밝게 웃었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는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패럴림픽 첫 메달이라서 기분이 너무 좋다. 다음 패럴림픽에도 한 번 더 도전하고 싶다. 메달을 더 따고 싶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사브르나 플뢰레 성적이 조금 아쉽기는 했어요. 그냥 메달을 생각하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 즐겁게 하자는 마음으로 했는데, 이렇게 됐네요. 후회 없이 한 것 같아요.” 한국 휠체어펜싱 사상 36년 만에 최고 성적을 냈다는 말에는 "제가 이런 기록을 세웠다니 정말 기분이 너무 좋아요."라며 미소 지었습니다.

 

가장 기쁜 순간에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은 부모님과 가족들이었습니다. "부모님이 (한국에서) 많이 걱정하시면서 지켜보셨을 것 같아요. 이제 연락을 드려야겠어요."라고 말하며 가족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권효경은 ‘나비 검객’이라는 별명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그의 왼팔에는 작은 나비 문신이 새겨져 있는데, 이 문신은 ‘새로운 시작’과 ‘변화’를 상징합니다. 파리패럴림픽을 통해 더욱 성장한 권효경은 "펜싱을 하면서 많은 일을 경험하게 됐어요. 마음의 여유도 생기고, 내 세상도 넓어졌어요. 그래서 펜싱은 또 다른 내 인생의 첫걸음인 것 같아요. 운동을 좋아한다면 장애와 상관없이 적극적으로 행동했으면 좋겠어요. 움직여야 기회가 생긴다는 걸 깨달았어요.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못 잡아요."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습니다.

 

권효경은 움직였고, 패럴림픽 은메달을 자신의 손으로 움켜쥐었습니다. 이 기회는 아무도 아닌, 바로 권효경 자신이 직접 만든 것이었습니다.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묻자, 그는 “이번에 얻은 경험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더 높은 목표를 세우고 싶어요. 다음 대회에서는 꼭 금메달을 따고 싶습니다.”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습니다.

 

또한, 훈련과 대회 준비 과정에서 겪은 고난과 어려움에 대해 말하기도 했습니다. “혼자 자취하면서 훈련을 준비하는 게 쉽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그 과정에서도 많은 걸 배웠어요. 특히 자기 관리와 정신력에서 많이 성장한 것 같아요.” 권효경은 현재 국가대표로 활동하면서도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매일 노력하고 있습니다. 훈련의 강도는 매우 높고,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들지만, 그는 항상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권효경은 더 많은 국제대회에 출전해 자신의 실력을 입증하고, 한국 휠체어펜싱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녀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녀의 이야기와 성과가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이처럼 권효경 선수의 이야기는 장애를 극복하고 자신의 꿈을 향해 도전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그녀가 앞으로 펼칠 새로운 도전에 큰 응원과 격려를 보내며, 권효경이 보여줄 더 멋진 경기와 성과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