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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연세대 대학생 이규인, 대한제국 훈장 되찾았다, "알바로 5000달러 모았다"

by kindtree 2024. 8. 15.

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에 재학 중인 이규인(21) 씨는 최근 해외에서 경매로 나온 대한제국 훈장을 어렵게 환수했습니다. 그가 환수한 훈장은 바로 '훈3등 태극장(太極章)'이라는 것으로, 이는 1900년 대한제국이 제정한 훈장 중 네 번째로 높은 훈격을 지닌 훈장입니다. 대한제국 시절, 이 훈장은 나라를 위해 큰 공을 세운 인물들에게 수여되었으며, 대한제국 애국가를 작곡한 독일 음악가 프란츠 에케르트나 을사오적으로 알려진 권중현 등이 이 훈장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규인 씨가 태극장을 처음 발견한 것은 지난해 9월이었습니다. 평소 군사 유물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캐나다의 골동품 거래 사이트인 'e-Medals'에서 우연히 경매에 올라온 이 훈장을 발견했습니다. 100년이 넘은 대한제국의 유물이 외국에서 경매에 나와 있다는 사실에 이 씨는 깜짝 놀랐고, 동시에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서 경매가 시작되었습니다. 경매가 시작된 지 며칠 만에 훈장의 가격은 1000달러를 넘어서며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습니다.

 

당시 대학생 신분이었던 이 씨에게 1000달러 이상의 금액은 큰 부담이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경매에 참여할지 말지 고민을 했습니다. 그러나 경매에 참여한 다른 사람들의 닉네임을 확인한 이 씨는 마음을 바꾸게 됩니다. 닉네임을 통해 그들이 중국인과 일본인일 것이라 추정한 이 씨는 "구한말 중국과 일본에 의해 나라가 침탈당하는 아픔을 겪었는데, 100년이 지난 지금에도 우리 문화재가 외국인의 손에 넘어갈 수 있다는 생각에 화가 치밀었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이 씨는 반쯤 충동적으로 경매에 뛰어들게 됩니다. 그렇게 시작된 경매에서 그는 무려 49번의 치열한 입찰 끝에 결국 태극장을 손에 넣게 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가격이었습니다. 수수료를 포함해 총 5000달러, 우리 돈으로 약 680만 원을 지불해야 했습니다. 대학생으로서는 부담이 큰 금액이었으나, 다행히 경매자와의 협상 끝에 분할 결제가 가능하게 되어 이 씨는 조금씩 돈을 모아가며 훈장을 지불하기로 했습니다.

 

이후 이 씨는 본격적으로 생활비를 아끼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학원 강사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었던 그는 우선 하루 한 갑씩 피우던 담배를 반 갑으로 줄였습니다. 또한, 친구들과의 술자리도 줄이고, 커피값도 아꼈습니다. 그렇게 생활비를 줄이고 모은 돈으로 지난해 10월 25일 첫 번째 결제인 1500달러를, 올해 3월 27일 두 번째 결제인 1746달러를, 그리고 지난 7월 31일 마지막으로 1796달러를 지불해 총 5042달러를 모두 완납했습니다. 한 달에 약 500달러, 우리 돈으로 약 68만 원씩 모은 셈입니다.

 

이 씨는 이렇게 힘들게 모은 돈으로 훈장을 손에 넣으며 뿌듯함과 동시에 큰 부담감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는 "문화재를 지켰다는 자부심이 컸지만, 동시에 돈을 아껴야 한다는 압박감이 상당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담배를 줄이는 것이 가장 힘들었지만, 1907년 국채보상운동 당시 금연을 통해 돈을 모았던 조상들을 생각하며 스스로를 다잡았다고 전했습니다.

 

훈장을 구입한 후 이 씨는 지난 9일, 근현대 군사유물 수집가로 잘 알려진 박종래 씨에게서 진품 감정을 받았습니다. 박종래 씨는 과거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태극무공훈장을 74년 만에 맥아더기념관에 전달하는 데 기여한 군사유물 전문가로, 태극장을 실제로 소장했던 경험도 있습니다. 그는 "훈장의 오얏꽃 부속품, 리본 장식의 직조 형태와 품질 등을 살펴본 결과, 이 훈장은 진품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경매 사이트에서 거래되는 훈장류는 보관 상자가 있는 경우가 드문데, 이 씨가 구입한 태극장은 보관 상자까지 있어서 그 희소성과 경제적 가치가 더욱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이규인 씨는 군 장교 출신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자연스럽게 안보와 보훈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그는 지난해 3월과 6월에 연세대학교 캠퍼스에서 서해수호의 날과 현충일을 맞아 호국영령에게 감사 메시지 캠페인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 씨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서대문구을에 공천을 신청했으나 컷오프된 이색 경력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과학기술을 엄밀하게 이해하는 정치인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정치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씨는 앞으로 이 태극장의 수여자에 대한 전문가 자문과 연구를 거친 후, 국립중앙박물관에 태극장을 기증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100년이 넘는 세월을 거쳐 다시 고국으로 돌아온 문화재가 잘 보존됐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그의 노력은 단순히 개인적인 열정을 넘어서, 한국의 역사적 유산을 지키고자 하는 진정성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한 개인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그를 통해 되찾은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이규인 씨가 보여준 태극장 환수 과정은 단순한 경매 낙찰이 아니라, 우리 문화재의 가치를 지키고자 하는 젊은 세대의 헌신적인 노력이 담긴 상징적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그가 느꼈을 부담감과 동시에 문화재를 지켜냈다는 자부심은 단순히 그의 개인적인 감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공유해야 할 소중한 마음일 것입니다.

 

이 사건을 통해 우리는 우리 문화재가 해외로 유출되었던 아픈 역사를 다시금 되새기고, 앞으로도 이러한 유물들이 잘 보호될 수 있도록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됩니다. 특히 젊은 세대들이 이런 일을 해내는 모습을 보며, 우리 모두가 이러한 역사적 유산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을 함께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이 씨의 노력이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기를 바라며, 그의 이야기가 한국의 소중한 문화재를 보호하고 지켜나가는 데 있어 많은 이들에게 큰 울림을 주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가 앞으로 펼쳐나갈 정치적 활동에서도 이와 같은 진정성과 열정을 가지고 나아가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