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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 운전자, 징역 10년 확정, '뺑소니'는 무죄

by kindtree 2024. 11. 20.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발생한 끔찍한 교통사고와 관련해, 마약에 취한 상태에서 고급 외제차를 몰다가 20대 여성을 치어 숨지게 한 사건에 대한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이 사건은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사고를 일으킨 신모(28) 씨는 대법원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이 사건은 사고 발생 직후의 신씨의 행동과 마약 투약 여부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큰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사건의 경과를 살펴보면, 신씨는 지난해 8월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근처에서 차를 몰다가 갑자기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 행인을 치게 됩니다. 이 사고로 피해자는 3개월 후에 끝내 숨을 거두게 되었고, 사고 현장에서의 신씨의 행동 또한 큰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신씨의 혈액에서 케타민을 포함한 7종의 마약이 검출되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사고 당일 신씨가 향정신성 약물을 투약한 상태에서 운전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피해자는 사고 당시 큰 충격을 받았고, 결국 3개월 뒤에 사망하게 되었는데, 이로 인해 사건은 더욱 비극적인 결과를 낳았습니다.

 

사고 직후 신씨는 피해자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고, 오히려 현장을 떠났습니다. 당시 신씨는 사고 후 피해자 주변에 떨어진 건물 잔해를 치우며 119구조대와 경찰이 현장에 도달하기 전에 성형외과로 향했습니다. 3분 뒤 돌아온 신씨는 그 이유에 대해 "휴대폰을 찾으러 갔었다"고 설명했는데, 이 발언은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검찰은 신씨가 고의로 현장을 떠났다고 판단하며, 그에게 도주치사와 사고 후 미조치 등의 혐의를 추가했습니다.

 

첫 번째 재판인 1심에서는 신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신씨가 사고 직후 운전석에서 휴대폰을 만지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다른 시민들이 119에 신고한 뒤 구조대가 도착할 즈음에 신씨가 현장을 떠난 점을 근거로, 그의 주장에 합리적인 이유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해자와 유족에게 제대로 된 사과 한 마디도 없었다며 엄벌을 요구하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항소심에서는 달라진 판단을 내렸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신씨가 현장에서 이탈했지만, 도주하려는 의도는 없었고, 마약에 취해 그가 휴대폰을 병원에 두고 온 것을 착각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습니다. 또한 신씨는 사고 후 현장에 돌아와 자신이 운전자가 맞다고 인정한 점을 고려했습니다. 결국 항소심은 도주치사와 사고 후 미조치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고, 1심 선고형인 징역 20년을 반으로 줄인 징역 10년을 선고했습니다. 2심 재판 과정에서 유족과 합의한 점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되었기 때문에, 재판부는 형량을 낮추었습니다.

 

대법원은 항소심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신씨와 검찰 양측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징역 10년을 확정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나 소송절차상 피고인의 권리를 침해한 잘못이 없다"며 판결을 내렸습니다. 신씨는 이로써 최종적으로 징역 10년을 확정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신씨의 범죄 행위가 단지 사고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큰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신씨는 2022년 6월부터 2023년 8월까지 57차례에 걸쳐 여러 병원을 옮겨 다니며 다른 사람의 명의를 도용해 프로포폴 등 수면마취제를 상습적으로 투약한 혐의도 드러났습니다. 이 사건은 별도로 기소되어, 신씨는 8월에 1심에서 징역 2년을 추가로 선고받았습니다. 이와 같은 사실은 신씨가 얼마나 위험한 인물인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마약을 투약한 상태에서 고급 외제차를 몰고 사람을 치어 죽음에 이르게 한 것뿐만 아니라, 상습적으로 마약을 구하고 투약하는 범행을 반복했다는 점에서 그가 사회에서 얼마나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드러냅니다.

 

이 사건은 단순히 개인의 범죄 행위에 그치지 않고, 마약의 위험성, 특히 향정신성 약물을 투약한 상태에서의 운전의 위험성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마약은 사람의 신경계를 교란시켜 판단력을 흐리게 하고, 반응 속도를 둔화시키는 등 운전 능력을 심각하게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마약을 투약한 상태에서 운전하는 것은 무모한 행동일 뿐만 아니라, 타인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입니다. 신씨의 사건이 큰 이슈로 떠오르면서, 마약류와 관련된 법적 처벌 강화와 마약 중독 예방을 위한 사회적 노력의 필요성도 강조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사건은 도주치사 혐의와 관련해 법원의 판단을 둘러싼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신씨는 사고 후 현장을 떠났으나, 법원은 그가 고의로 도주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이는 사고 후의 행동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대한 중요한 문제를 제기합니다. 일부에서는 신씨의 현장 이탈이 도주로 해석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그가 약물에 취해 판단력을 잃었을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 형량을 줄였습니다. 이러한 판단은 향후 유사한 사건에서 법원이 어떤 기준을 적용할지에 대한 중요한 선례가 될 것입니다.

 

결국 이 사건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우리 사회에 큰 교훈을 남겼습니다. 마약의 위험성, 음주 및 약물 운전의 심각성, 그리고 법원에서의 판단 기준 등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범죄자가 받는 처벌만큼 중요한 것은 그런 범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예방과 교육, 그리고 사회적 경각심을 높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