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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확 바뀐 20대 결혼·출산관, 5명 중 2명은 '비혼 출산 가능'

by kindtree 2024. 11. 17.

최근 20대 청년들 사이에서 결혼과 자녀 출산에 대한 생각이 큰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통계청의 2024년 사회조사와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20대 중 약 43%가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2014년의 30.3%와 비교해 12.5%포인트(p) 증가한 수치입니다. 또한,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응답은 10년 전 5.7%에서 올해 14.2%로 3배 가까이 늘었고,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51.2%에서 39.7%로 감소했습니다.

 

 

이런 인식의 변화는 비혼 출산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결혼을 전제로 한 자녀 출산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결혼 없이도 자녀를 낳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성별로 보면 남성과 여성의 차이는 거의 없으며, 남성은 43.1%, 여성은 42.4%가 결혼하지 않고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그러나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응답은 여성이 15.9%, 남성이 12.6%로 여성 쪽이 더 높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이와 함께, '결혼하면 자녀를 가져야 한다'는 질문에 대해선 51.3%가 동의한다고 답했으며, 이는 2018년 조사와 거의 변화가 없었습니다. 이 결과는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결혼과 자녀 출산을 동일시하는 인식은 점차 약해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상적인 자녀 수에 대한 질문에서는 60.4%가 '2명'을 이상적이라고 답했으며, 30.2%는 '1명'이라고 했습니다. 이 답변을 통해, 많은 20대가 적당한 자녀 수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비혼 출산에 대한 인식 변화는 실제 출생 통계에도 반영되고 있습니다. 2023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혼인 외 출생아 수는 1만 900명으로 전년보다 1,100명이 증가했고, 전체 출생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7%로 증가했습니다. 이는 혼인 외 출생아가 전체 출생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81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임을 의미합니다. 전체 출생아 수는 7.7% 감소한 23만 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비혼 출산은 그 비중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혼인 외 출생아 수는 매년 증가 추세에 있었으며, 이는 혼인 신고 없이 결혼 상태를 유지하거나 동거를 하는 가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사회적 변화와 연결됩니다. 또한, 비혼 출산에 대한 20대 청년들의 인식 변화가 이러한 통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변화가 제도적으로 지원받지 못하는 상황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현재 대부분의 출산·양육 지원 정책은 '결혼한 부부'를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어, 비혼 출산으로 태어난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정책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거나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됩니다. 예를 들어, 정부는 2024년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가정 양립과 양육, 주거 등을 아우르는 통합적인 지원 대책을 발표했지만, 비혼 출산에 대한 제도화나 지원 내용은 빠져 있었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비혼 출산 등 가족 다양성에 대한 문제를 고려하고 있다고 하였지만, 구체적인 해결 방안은 아직 논의 단계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비혼 출산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 저출산 문제 해결의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프랑스는 62.2%, 영국은 49.0%, 미국은 41.2%, 호주는 36.5%의 비혼 출생 비율을 보이며, 한국은 이들 국가들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한국도 OECD 평균 수준의 비혼 출생률을 달성한다면, 합계출산율이 1.55명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서강대 김영철 교수는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비혼 출산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저출산 문제 해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그렇다면, 비혼 출산을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요? 첫째, 비혼 출산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가 제도적 뒷받침을 받을 경우, 출산율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의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혼 유무에 관계없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비혼 가구도 양육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정책을 설계하거나, 비혼 출산으로 인한 아동도 차별 없이 의료 및 교육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둘째, 비혼 출산에 대한 제도적 지원은 부모에게 경제적 안정감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하지 않고 자녀를 낳는 것에 대해 경제적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이에 대한 지원이 없으면 출산을 미루거나 아예 포기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비혼 출산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통해 부모가 안심하고 자녀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셋째, 비혼 출산에 대한 지원은 부모에게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의미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결혼을 강요받지 않으며, 자신의 삶의 방식에 맞는 선택을 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비혼 출산을 지원하는 정책은 그런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적 변화는 단기간에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결혼과 출산을 묶어서 생각하며, 비혼 출산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간에 따라 사회적 인식은 변화하며, 제도 또한 변화해야 합니다. 특히,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혼 출산을 포함한 다양한 가족 형태를 지원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필요합니다.

 

결론적으로, 20대 청년들 사이에서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 변화는 저출산 문제 해결의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비혼 출산에 대한 제도적 지원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자녀를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비혼 출산을 인정하고 지원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마련되면, 한국은 더 이상 저출산 문제에 부딪히지 않고, 다양한 가족 형태가 공존하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