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미국의 원전 업체 웨스팅하우스와 2년 넘게 이어온 지식재산권 분쟁을 마무리하고, 앞으로 원자력발전소 수출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해외 원전 수주에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졌던 이 분쟁이 해결되면서, 오는 3월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최종 수주 계약도 무난히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이번 협력 선언은 16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공식적으로 발표될 예정입니다. 한수원과 한국전력, 웨스팅하우스의 지분을 가진 캐나다의 핵연료 회사 카메코가 함께 발표할 계획인데요. 양측은 지식재산권 분쟁을 중단하고 앞으로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협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이 체코에 수출하려 했던 한국형 원전 APR1400 모델이 자사의 기술에 기반했다고 주장하며 독자적인 수출에 제동을 걸었어요. 한수원은 APR1400이 국산화된 모델이라며 맞섰지만, 지재권 분쟁은 특성상 소송이 길어질 가능성이 컸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웨스팅하우스와의 갈등은 다른 해외 원전 사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죠. 하지만 양측이 협력을 선택하면서, 한미 양국이 함께 글로벌 원전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협상의 주요 내용 중 하나는 진출 지역에 따라 협력 방식을 다르게 하기로 한 점입니다. 예를 들어 한수원이 유럽 시장에 진출할 때는 웨스팅하우스와 협력하고, 중동 시장에서는 한수원이 독자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웨스팅하우스 관계자는 "한수원이 지역에 따라 웨스팅하우스와 협력하거나 독자적으로 나가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협상 내용의 세부적인 부분은 비밀 유지 약속에 따라 공개되지 않을 예정입니다.
양측이 이런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글로벌 원전 시장의 치열한 경쟁이 있습니다. 세계원자력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추진 중인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은 약 430기에 달하는데요. 중국 등 자국 기업이 주도하는 프로젝트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업이 유럽과 중동에 집중돼 있습니다. 한미가 소송에 휘말려 시간을 끌다 보면, 이 시장을 중국이나 러시아에 뺏길 가능성이 컸죠. 결국 협력을 통해 수주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양측 모두에게 이익이라고 판단한 겁니다.
한미 정부도 원전 수출에서 협력을 강화하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지난 8일, 양국은 "한미 원자력 수출 및 협력 원칙에 관한 기관 간 약정"을 체결했는데요. 원전 수출을 위한 협력 채널을 공식화한 겁니다. 또 한수원과 관계가 다소 껄끄러웠던 웨스팅하우스의 프랑스 출신 CEO 패트릭 프래그먼이 오는 3월 말 자리에서 물러날 예정이라, 양측 관계 개선의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안덕근 산업통상부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체코 원전 수주에 문제가 없도록 기반을 마련했다"며 "한미가 원전 시장에서 협력할 부분이 많다"고 강조했습니다.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의 협력은 단순히 두 회사 간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중요한 변화를 의미합니다. 특히 한국형 원전 APR1400은 기술력과 경제성을 인정받고 있지만, 국제적으로 법적 분쟁이라는 걸림돌에 부딪혀왔습니다. 이번 합의를 통해 한국형 원전의 기술력을 전 세계에 알릴 기회가 늘어나게 됐습니다. 앞으로는 유럽과 중동을 넘어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등 신규 원전 수요가 늘어나는 지역에서도 양측이 협력하거나, 각각의 강점을 살려 독자적으로 활동할 가능성이 큽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력이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새로운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탈탄소와 에너지 안보를 목표로 원전을 주목하는 상황에서, 한미의 협력은 이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가지게 될 거라는 전망입니다. 앞으로 양측이 협력을 통해 어떤 성과를 낼지, 이를 통해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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