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싹'이 유작된 故강명주, 엔딩 크레딧 먹먹 "당신은 우리의 프라이드"

'폭싹 속았수다'가 지난 28일 마지막 12화까지 전편을 공개하면서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았어요. 특히 13회 엔딩 크레딧에서 배우 故강명주를 추모하는 문구가 등장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죠. '세상의 에메랄드, 우리의 프라이드였던 강명주 배우님을 기억하며'라는 문구가 남겨졌어요. 이 문구를 본 많은 팬들과 시청자들은 고인을 애도하며, 그의 연기를 다시금 되새기고 있어요.

 

 

故강명주는 '폭싹 속았수다'에서 영범의 엄마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어요. 극 중에서 금명(아이유)과 영범이 사랑을 키워가는 동안, 금명을 탐탁지 않게 여기며 모난 예비 시어머니 역할을 했죠. 아들에게 "너는 내 프라이드고 내 인생이야"라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삐뚤어진 모성애가 돋보였어요. 부잣집에서 자란 엘리트 아들을 자존심의 전부로 여기는 캐릭터였고, 결국 가난한 금명과의 관계를 끝내려 하는 모습을 강렬하게 연기했어요. 연기를 너무 잘해서 정말 미운 역할로 다가왔지만, 그만큼 배우의 실력이 빛났다는 반증이기도 했어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故강명주는 '폭싹 속았수다' 공개를 불과 10여 일 앞두고 지난 2월 27일 세상을 떠났어요. 가족과 지인들이 함께한 가운데 조용히 눈을 감았다고 해요. 고인의 딸이자 배우인 박세영은 SNS를 통해 "어머니께서 어제 오후 먼 길을 떠나셨다"며 "어머니가 사랑했던 무대와 그 빛났던 순간들을 함께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전했어요. 배우인 남편 박윤희 역시 tvN '선재 업고 튀어'에서 형사 역을 맡아 활동했던 분이라, 연기 가족으로서의 깊은 애정과 존경이 느껴졌어요.

 

故강명주는 1992년 극단실험극장의 '쿠니, 나라'로 데뷔한 이후 연극 무대에서 많은 활동을 했어요. '구일만 햄릿', '피와 씨앗', '인간이든 신이든', '코리올라누스' 등 굵직한 작품에 출연하며 무대를 빛냈죠. 최근까지도 암과 싸우면서도 연기를 놓지 않았다고 해요. '스웨트', '비Bea', '20세기 블루스' 같은 사회적 메시지가 강한 작품에서도 깊이 있는 연기를 펼쳤어요. 단순히 연기하는 게 아니라 작품을 통해 의미를 전달하는 배우였던 거죠.

 

 

드라마에서도 활약이 많았어요. 2022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판사 역할을 맡았고, 지난해에는 'KBS 드라마 스페셜 2024 - 모퉁이를 돌면'에서 강자경 역을 소화했어요. 또 '이번 생도 잘 부탁해'에서는 신혜선이 연기한 반지음의 엄마로 나와, 19회차 인생을 사는 딸에게서 옛 기억을 떠올리는 장면으로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죠. 그리고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에서는 아이유(금명 역)의 예비 시어머니 역할을 맡아 우아하면서도 강한 악역을 보여줬어요. 결과적으로 '폭싹 속았수다'가 고인의 마지막 작품이 되었어요.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에서 태어난 '요망진 반항아' 애순이와 '팔불출 무쇠' 관식이의 일생을 사계절을 배경으로 풀어낸 이야기예요. 전편이 공개된 이후에도 '용두용미'라는 찬사를 받으며,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전하고 있어요. 애순과 관식의 모험 가득한 이야기가 때로는 유쾌하고, 때로는 뭉클하게 그려지면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죠.

 

고 강명주는 그동안 수많은 작품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줬던 배우예요. 그의 연기는 단순히 캐릭터를 소화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인물의 삶을 깊이 이해하고 표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어요. 연극에서든, 드라마에서든, 언제나 자신만의 색깔로 캐릭터를 완성했어요. 그렇기에 '폭싹 속았수다' 속 그의 연기가 더욱 인상 깊었고,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었던 거죠.

 

비록 고인은 떠났지만, 그의 연기는 계속해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을 거예요. 그의 딸이 말했던 것처럼, 그가 사랑했던 무대와 빛났던 순간들이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될 거예요. '폭싹 속았수다'를 통해 그가 보여준 마지막 연기는, 우리에게 그를 더 오래 기억하게 해줄 거고요. 배우 강명주의 이름이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의미 있는 이름으로 남기를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