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민간 우주기업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가 만든 무인 달 탐사선 '블루 고스트'(Blue Ghost)가 드디어 달에 무사히 착륙했다. 한국 시간으로 3월 2일 오후 5시 34분(미국 중부시간 오전 2시 34분), 블루 고스트는 계획대로 달 표면에 안착하며 성공적인 임무 수행을 시작했다.
이 착륙 과정은 약 36만km 떨어진 미국 텍사스 오스틴 근처 파이어플라이 관제센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되었고, 이 회사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스트리밍 채널에서도 전 세계에 방송되었다. 파이어플라이의 최고경영자인 제이슨 김은 모든 과정이 마치 "시계장치처럼" 정확하게 계획대로 진행되었다고 말했다. 이번 착륙은 단순한 성공을 넘어 민간 우주 탐사 역사에 또 하나의 획을 긋는 순간이었다.
블루 고스트의 착륙 지점은 달의 앞면 북동쪽 사분면에 위치한 대형 분지 '마레 크리시엄'(Mare Crisium, 위난의 바다) 내 '몬 라트레이유'(Mons Latreille) 근처였다. 이 지역은 고대 화산 지형이 남아 있는 곳으로, 과학적 연구 가치가 높은 지역이다. 착륙 후 약 30분 만에 블루 고스트는 착륙 장소 주변의 사진을 지구로 전송하며 본격적인 탐사를 시작했다. 이후에도 다양한 실험 데이터를 지구로 송신하며 임무를 수행 중이다.
이번 착륙으로 파이어플라이는 NASA와 함께 달 착륙선을 발사한 세 번째 민간 기업이 되었고, 착륙을 계획대로 수행하면서 역사상 두 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한 민간 기업으로 기록되었다. 최초로 달에 착륙한 민간 탐사선은 미국의 다른 민간 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IM)의 '노바-C' 기종 '오디세우스'호로, 2024년 2월 22일 달 남극 근처에 착륙했다. 하지만 오디세우스호는 착륙 직전에 다리 하나가 부러지는 바람에 완벽한 자세를 유지하지 못했고, 임무 수행에도 일부 차질이 있었다. 반면 블루 고스트는 보다 안정적인 착륙을 이루며 임무를 차질 없이 수행하고 있다.
정부 기관까지 포함하더라도 지금까지 달 표면에 우주선을 성공적으로 착륙시킨 나라는 러시아(구 소련), 미국, 중국, 인도, 일본 등 단 5개국뿐이다. 그만큼 달 착륙은 여전히 쉽지 않은 도전 과제다.
블루 고스트 착륙선의 크기는 가로 3.5m, 세로 3.5m, 높이 2m 정도이며, NASA의 과학 실험을 위한 10개의 장비를 탑재하고 있다. 탐사선은 약 14일 동안 임무를 수행한 후 달의 밤이 찾아오면 작동을 멈추게 된다. 주요 임무로는 달 표면의 샘플을 채취하고 분석하는 일, 표면에서 약 3m 아래까지 땅을 팔 수 있는 드릴을 이용한 연구, 그리고 달 먼지를 닦아내는 실험 등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달 표면에서 사진을 촬영하며, 일몰이 달 암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데이터도 수집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블루 고스트에는 예술 작품을 달로 보내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세계 각국 창작자들의 작품이 실린 시집 '폴라리스 트릴로지'가 포함되었다. 이 시집에는 한국의 시조 8편도 함께 수록되어 있어, 한국 문학이 우주로 향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NASA는 블루 고스트를 달로 보내기 위해 1억 100만 달러(약 1480억 원)를 지불했으며, 여기에 탑재된 실험 장비 비용으로 4400만 달러(약 640억 원)를 추가로 투자했다. NASA는 직접 탐사선을 개발하기보다 민간 기업들이 서로 경쟁하면서 기술을 발전시키도록 하는 방식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 아래 2018년부터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블루 고스트와 앞서 착륙한 IM의 노바-C 역시 이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되었다.
한편, IM은 2월 26일 또 다른 달 탐사선 '아테나'호를 발사했으며, 3월 6일 달 착륙을 시도할 예정이다. 아테나는 높이 약 4m 크기의 탐사선으로, 착륙 목표 지점은 달의 남극에서 약 160km 떨어진 지점이다. 이처럼 민간 기업들이 연이어 달 탐사에 도전하면서 앞으로도 달 탐사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블루 고스트는 1월 15일 미국 플로리다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되었고, 한 달 반 동안 지구와 달 궤도를 비행한 끝에 착륙에 성공했다. 같은 날 일본 기업 '아이스페이스'의 달 탐사선 '리질리언스'(Resilience)도 함께 발사되었으며, 이 탐사선은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경로를 택해 약 3개월 후에 달 착륙을 시도할 예정이다. 아이스페이스는 2023년 4월에도 한 차례 달 착륙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바 있다.
이번 블루 고스트의 성공은 단순히 하나의 탐사선이 달에 착륙했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NASA가 추진하는 민간 주도의 우주 탐사 모델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기업들이 달 탐사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이번 임무를 통해 축적된 데이터는 향후 인류의 달 기지 건설 및 우주 개발에 중요한 자료가 될 전망이다.
앞으로 14일간 블루 고스트는 지속적으로 달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지구로 송신할 예정이다. 그리고 이번 성공이 단순한 탐사에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인류의 우주 개척을 위한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민간 기업들의 우주 개발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는 가운데, 다음에는 또 어떤 기업이, 어떤 방식으로 달에 도전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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